친일 블로그, 그리고 네오나치.

예전에도 있었고, 아마도 앞으로도 등장할 친일 블로그 때문에 많은 분들이 불쾌해 하시고 그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시면서 폐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과, 실제로 신고까지 하신 분도 계신 것 같습니다.

많은 글과 댓글, 그리고 화제의 블로그(?)를 보면서 30년전 미국 일리노이주의 스코키라는 작은 마을에서 있었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나치 추종자 (네오나치) 세력들이 2차 대전때의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이 많이 모여살던 시카고 근처의 스코키라는 마을을 행진하려고 했었고, 이를 저지하려는 유태인 공동체와 네오나치 세력간의 소송이 벌어진 사건이었죠.

1년간의 긴 공방 끝에 일리노이 지방 법원은 네오나치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는 없다라는 사유였지요. 판결 후에 집회 자체는 흐지부지 되었습니다만, 표현의 자유와 사회 통념 (혹은 혐오언론) 간의 충돌이 법정 소송화 되었던 기념비적인 사건으로써 지금도 많은 곳에서 인용하고 있는 사례라고 알고 있습니다. 놀라웠던 점은 이들을 변호하기 위해 등장했던 사람은 아버지를 홀로코스트때 잃은 유태인 변호사였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 사건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설령 그 블로거가 어떠한 발언을 하고 나를 불쾌하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의 범주 내에서 해석해야 하는 문제이고, 스코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좀 더 고차원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유태인이 네오나치를 변호했었을 만큼 말이죠. 그저 그때 그때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정당성이 결여되는 규정이나 시행규칙 등 공권력을 통한 방법으로만 대응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저는 그 블로거들의 발언이 대부분 굉장히 불쾌한 발언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하지만 경청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쉽사리 건드리지 못했고, 그저 친일이냐 반일이냐의 논란에 치중되어 곁가지로만 지나갔던 다수의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그는 가감없이 언급하고 있더군요.

그저 우리가 듣기 불편하다고 해서 타인의 입을 막고 그들의 의견에 귀를 막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 오게 될 것입니다. 사회적인 터부를 만들고 그에 대한 사회적인 담론은 생략된 채 그에 대해 반감을 갖기만 해도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과연 그것이 올바른 현실입니까?

무조건 덮는다고, 무조건 없앤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세상에 없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것들이 하나 둘 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의 정치판을 만들었고, 전두환을 만들어 냈으며, 노태우를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에 기사를 통해 접했던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글을 줄이고자 합니다.

  • 우선적으로 무작정 공권력을 투입해서 그들을 매장시키는걸로 대처해봤자 달라질 것은 없으니 그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주시해야해서 필요한 부분들은 받아야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여태까지 제가 친일파 블로그에 너무 감정적으로만 대처한 듯 싶네요. 친일파 블로거들 중에 우리나라 정치, 문화와 일본 정치, 문화와 비교적으로 블로거도 있던데 말이죠. 흐음
  • 저도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믿긴 합니다만, 친일 블로그 문제는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21조 1항에서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에서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선언하고 있지요.

    헌법재판소는 판례를 통해 본문이 아닌 전문이 재판규범성을 가질 수 있고, 헌법의 연혁적 이념적 기초로서 헌법 및 법률 해석에 있어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음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신고하고 폐쇄하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역시 그런 블로그들은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무작정 덮어두고 없애버리는 것 보다는 표현의 자유의 범주 내에서 받아들임으로써 우리 사회가 좀 더 발전해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법적으로 따졌을 때 저런 구석도 있더라 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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